동대문 베낀 `광저우 옷`이 서울 점령…`K패션 생태계` 흔들
`동타트업` 대표들이 전하는 동대문의 현실
동대문 상가 공실률 서울 두배
사드로 中상인들 발길 돌리고
최저임금 인상에 공장 문닫아
원단·봉제…제조인프라 붕괴
광저우 저가 공세에 속수무책
시장규모 3년 사이 15% 축소
통계 안잡혀 정부 대응에 차질
◆ 동대문 스타트업의 눈물 ◆
"동대문을 이대로 두면 한국 의류 시장의 뿌리가 사라질 겁니다."
매일경제신문이 최근 동타트업 대표들을 만난 건 서울 동대문이라는 복합공간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패션 스타트업의 탄생 가능성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4월 24시간 옷 맞춤 제작 서비스인 '위드인24'를 도입하는 등 동대문 패션 시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입혀 동대문 시장을 살리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동대문을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ICT를 통하면) 사하라 사막이나 에베레스트에 사는 사람도 동대문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30대 패션 스타트업 창업자 3명은 "지금의 동대문은 위기"라는 경고를 내놓는다.
이들은 "동대문에서 스타트업을 하겠다는 청년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또 한국 의류 시장을 이대로 두면 중국에 먹힐 것이 뻔하다고 했다.
동대문시장을 근간으로 한 스타트업을 이끄는 정연미 패브릭타임 대표, 김동진 이스트엔드 대표, 최윤내 옷딜 대표(왼쪽부터)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동타트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매일경제는 동대문 패션 시장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3명을 만나 한국 의류 시장의 현실을 들어봤다. 온라인 의류 퍼블리싱 스타트업 '이스트엔드'의 김동진 대표, 온라인 원단 수출 플랫폼을 만든 '패브릭타임'의 정연미 대표, 온라인 의류 큐레이션 서비스 '옷딜'의 최윤내 대표(가나다순)가 그들이다. 이들은 농업이 글로벌 경쟁에 노출되면서 힘들어졌던 것처럼, 지금 한국 의류 시장도 위기와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동대문에서 처음 나온 옷을 중국이 베끼고, 한국 사람들이 중국 광저우에서 이 옷을 사 동대문에서 되파는 일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소비자가 가격만 보고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결국 품질이 나쁜 중국산 제품만 시장에 남게 된 것이 동대문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한국이 아직 경쟁력을 갖고 있는 원단마저도 단가 차이 때문에 광저우 시장에서 한국 원단을 베껴 만든 제품이 동대문에서 팔린다"고 말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동대문 시장은 동아시아 패션 시장의 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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